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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by 우렁 각시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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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공포와 몰입감이 상당하다. '한국 크리처물의 진화'라고 칭찬할 만한 비주얼이다. 다만 너무 빨리 제 모습을 드러낸 괴물들이 어쩐지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원작 웹툰에 충실한, 그것이 ‘양날의 칼’이 된 ‘스위트 홈’이다.

‘스위트홈’(감독 이응복)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내재된 욕망이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흥미로운 설정과 서스펜스 넘치는 스토리로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한 마디로 세상을 비관하고 자살을 결심했던 소년이 세상이 망하고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린 채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송강이 주인공 ‘현수’를, 이진욱이 미스터리한 전 살인청부업자 편상욱을 각각 맡았다. 이시영은 웹툰 원작과 달리 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특수부대 출신의 전직 소방관 서이경 역을 연기했다.


'스위트홈'은 제목과 달리 기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가득한 크리처 장르물이다. CG로 구현한 괴물의 생생한 이미지에 원작 팬들은 반가움을 느낄 듯하다. 다만 지나치게 만화에 충실해 (원작과는 별개로) 드라마 자체로 즐기려는 시청자들에겐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 괴물로 변하기 전까지의 과정에서 느낀 공포와 스릴이 마침내 형형색색의 괴물들이 대거 등장할 때부터 뚝 떨어지는 것. 과시하려는 괴물들의 움직임, 다양한 형태의 비주얼, ‘헬스보이’처럼 항상 웃고 있는 얼굴 등 원작에 충실한 만화적 표현들은 흥미로움을 더하는 한편, 호러 스릴러의 매력은 다소 반감된다.

첫 화인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 소개가 주를 이루는데 새로운 캐릭터와 기존 원작 캐릭터의 조화는 꽤 괜찮다. 특히 현수 역을 맡은 송강은 놀라운 싱크로율로 몰입감을 더하고 향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한다. 발레를 하며 등장해 냉소적인 표정과 말투로 반전 매력을 선보인 고민시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이진욱은 기존의 댄디한 이미지를 벗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안정감을 더한다.
반면 이시영 캐릭터는 다소 붕 뜬다. 복싱여제 이시영의 이미지를 투영시켜 만든 캐릭터는 배우와는 어울리지만 작품 속에선 다른 톤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비주얼, 다채로운 캐릭터, 웹툰 원작에 충실한 괴물들의 향연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한편 스릴과 호러 지수가 낮아 몰입감에 한계도 느껴진다. 괴물이 아닌 인간에 대한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될지 미지수다. 크리처물의 강렬한 개성이 돋보이는, 어쩔 수 없이 호불호는 갈릴 수밖에 없을 '스위트 홈'이다. 18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190여개 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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