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목장에서 사 오는 원유 가격을 사실상 올려주기로 했습니다.
서울우유가 원유를 사오는 1,500여 농가에 목장경영 안정자금을 주기로 한 것인데요.
매달 총 30억 원 정도 지급되는데 사료값 급등 등으로 어려워진 낙농가를 돕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지만,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 서울우유 목장경영 안정자금 농가 지원
서울우유는 다른 우유업체와 달리 축산농가의 협동조합이라 조합원인 낙농가를 지원하는 게 당연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우유업계에서는 원유 가격을 사실상 올려준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흰 우유' 시장 점유율 40%가 넘는, '국내 1위' 서울우유의 결정은 다른 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유가공업체 관계자] - "(농가에서) 저쪽은 올려주는데 왜 안 올려 주냐는 요청이 강하게 들어올 것 같고요."
서울우유 측은 당분간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서울우유발'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우유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빵 과자 등 우유가 들어가는 다른 식품의 가격도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밀크플레이션
밀크(Mil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서, 우유값이 물가(아이스크림, 커피, 빵값) 인상을 불러오는 조짐을 일컫는 말입니다.
예시) 밀크 플레이션이 서민들을 울렸다.
◇ 서울우유 목장경영 안정자금 농가 지원에 우리 정부는?
서울우유 협동조합이 소속 낙농가에 월 30억 원 규모의 ‘목장 경영 안정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정부가 ‘정책 지원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에 서울우유는 “낙농가를 지원하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정부는 “서울우유가 정부 결정을 따르지 않고 원유 납품 단가를 인상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 16일 대의원 총회를 통해 낙농가 대상으로 원유 1리터 당 58원의 ‘목장 경영 안정자금’을 지급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당시 서울우유 측은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낙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금”이라며 “이번 조치가 원유 가격 인상 목적이 아닌 만큼 당장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정부와 업계에선 사실상 원유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영 안정 자금지원이라는 명목이지만, 유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입니다.
일반적으로 원유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가공과 물류비용 등을 더해 인상분의 10배가 적용된다. 즉, 원유 가격이 58원 인상되면 소비자 가격이 580원 인상된다는 것.
특히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인데요. 이 때문에 정부는 ‘정책 지원 배제’를 시사하면서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박범수 농림축산 식품부 차관보는 지난 18일 브리핑을 열고 “서울우유의 결정이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서울우유에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강제로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서울우유를 다른 조합이나 농가와 똑같이 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앞으로 정책 지원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고 서울우유에 전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우유 가격 결정방식
정부가 사기업의 가격 인상에 강경 대응을 하는 이유는 우유 가격이 결정되는 방식이 다소 복잡하기 때문인데요.
우유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아닌 생산비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는 ‘원유 가격 연동제’를 따르는데,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낙농진흥회에서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에 반영합니다.
그동안 이 가격을 유업체와 낙농가가 따르는 것이 관례처럼 이어져 왔는데, 서울우유가 이 같은 관례를 무시하고 사실상 가격을 인상한 것입니다. 최근 정부는 우유 소비가 감소함에도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리하고, 음용유 값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값은 저렴하게 책정하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제품 소비가 증가하는 만큼 가공유 값을 낮춰 국내산 원유의 구매 여력을 높이고, 자급률도 높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두고 유업계와 낙농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낙농진흥회 협상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인 가운데,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을 시도하면서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입니다.
반면, 매일유업과 빙그레, 남양유업 등 경쟁사들은 정부와의 협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 집도 서울우유 계속 먹었는데 ㅠㅠ 가격 인상이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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